이번 '책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윌리엄 포크너(William Faulkner)의 걸작,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As I Lay Dying)』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한 번들렌 가족의 장례 여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실존과 분열, 그리고 말과 침묵 사이의 무게를 심도 깊게 탐구한 혁신적 소설입니다.
🖋 작가 소개
**윌리엄 포크너(1897~1962)**는 미국 미시시피주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로, 미국 남부의 역사와 인종 문제, 몰락해가는 귀족 사회를 심오하게 조명한 작가입니다. 『음향과 분노』, 『압살롬, 압살롬!』 등 난해하지만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문학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작품 소개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번들렌 가족이 어머니 애디 번들렌의 유언에 따라 그녀의 고향인 제퍼슨까지 시신을 운반하는 여정을 그립니다. 이 여정은 겉으로는 단순한 장례 행렬이지만, 각 인물의 내면과 갈등, 왜곡된 욕망이 뒤얽히며 놀라운 심리극이 전개됩니다. 특히 15명의 인물들이 각각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독특한 구조는 독자에게 인물들의 분열된 의식과 삶의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 작품의 배경
이 소설은 미국 대공황 이전의 남부 농촌을 배경으로 하며, 종교적 금욕주의와 가족 중심의 문화, 그리고 가난이 일상화된 사회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또한, 실존주의적 색채가 짙게 배어 있으며, 인간의 말과 생각,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간극이 강하게 부각됩니다.
📖 줄거리 전개 (상세판)
1. 발단
어머니 애디가 병상에서 죽어가고, 번들렌 가족은 그녀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제퍼슨에 묻기로 합니다. 가족들은 모두 다른 의도와 감정을 품고 있으며, 겉으로는 슬퍼하는 듯하지만 각자의 욕망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2. 전개
장례 여정은 고난의 연속입니다. 강이 범람해 다리를 건널 수 없고, 시신은 썩어가며, 가족 간의 갈등은 심화됩니다. 아버지 앤스는 틈만 나면 자신의 새 의치를 생각하고, 딸 듀이 델은 임신 사실을 숨기며 낙태를 고민합니다. 맏아들 캐시는 끝없는 침묵과 분노로 말 대신 행동으로 모든 걸 표현합니다.
3. 위기
가족은 강을 건너기 위해 무리하게 시신을 운반하다가 수레가 뒤집히고, 아들 중 한 명은 다리를 다칩니다. 시신은 더 심하게 부패해 가고, 마을 사람들의 조롱과 혐오도 더해집니다. 듀이 델은 약국에서 낙태약을 사려다 사기당하고, 캐시는 결국 분노를 폭발시켜 약국을 불지릅니다.
4. 절정
가족은 마침내 제퍼슨에 도착하지만, 그 여정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은 더 망가져 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은 가족을 하나로 묶기보다, 오히려 그들의 고통과 고립을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장례보다 각자의 문제와 욕망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5. 결말
장례를 치른 직후, 아버지 앤스는 새로운 아내를 맞이하겠다며 새 의치를 끼고 돌아옵니다. 이 장면은 가족의 해체와 인간 이기심의 극단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죽음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 논평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단순한 장례 여정을 넘어,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혼란과 고독을 시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죽음이라는 절대적 사건 앞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분열되고, 침묵하며, 방황합니다.
포크너는 인물마다의 서술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오해하며,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과정에서 언어는 한계를 드러내고, 오히려 침묵 속에서 진실이 드러납니다. 소설은 독자에게 질문합니다. 우리는 과연 타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인간의 정신 구조를 해부한 문학적 실험." – 하버드 문학 평론지
"20세기 가장 대담한 서술 형식 중 하나." –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죽음과 존재, 말과 침묵의 간극을 보여주는 포크너의 걸작." – 옥스퍼드 고전문학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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